[투데이광주전남] 정경택 기자=다가오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호남 정치 일번지 순천이 요동치고 있다. 정치 고관여 층이 유독 많다고 자부하는 동네라 호남 지역 치고는 이변이 속출하는 곳이다. 아직 지역구 획정도 안되는 코메디 정치 현실에서 현역이든 도전자든 여러 입지자들이 나름의 전략 전술을 가지고 총선을 준비중이다.
정치란 무엇인가의 테마가 늘 뇌리에 머물고 있는 현실에서 다른 당을 떠나 지역의 맹주인 민주당의 경우 공천의 실세에 대한 기대치가 역대 급이다. 누가 이재명계라던가 낙점을 받고 왔다거나 소문만 무성하고 입지자들의 선거 전략도 뾰족한 방법이 없으니 유권자들도 답답한 상황이다.
족쇄를 채우고 고고한 선거를 외치는 역설이 난무한 현실은 기괴하기까지 하다. 고무신 돌리던 폐습은 있었으나 운동장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자질을 판단이라도 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립다는 소리도 적지 않다. 오세훈 법이니 공직선거법이니 시대가 원한 선거법이 아니면 과감히 휴지통에 폐기해야 한다고 본다.
민주주의 큰 맹점이 상대보다 한 표가 많으면 승자이다 보니 시민을 위한 정책이나 밑바닥 표심을 다지는 근본적인 정치 전략보다는 힘 있는 세력과 손잡고 생사여탈 권을 갖은 공천권자에게 줄서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새로운 시대를 희망하던 민주화 세대는 벌써 흰머리가 절반인 구세대가 되어가고 있다. 젊은 세대는 그들만의 생존게임에 메달리다 보니 큰 그림이나 미래의 구상보다는 목전의 떡에 허덕이는 밀림의 시대를 살고 있다.
고리타분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집안에도 어른이 있어야 질서가 잡힌다. 공동체나 큰 규모의 지방과 국가는 더더욱 어른 역할을 해주는 영웅이 필요하다. 믿고 따른다는 객체가 있어야 계통이 생기고 승계가 되어 철학이 되고 통치의 역동력이 생긴다.
이런 정석은 휴지가 되고 하루살이 정치꾼들이 판치는 지역 정치의 현실에서 누구를 기다리면서 기도를 해야 하는가?
권력자나 지엽적인 당을 위해 충성하는 입지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시민의 편에서 같이 고민하고 힘이 되어 주는 의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선택지가 없는 선거라면 의미가 없다. 선거를 통해 시민의 정당한 선택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그저 거수기에 불과하다면 과연 그런 선거제도가 존재가치가 있을까? 어른이 없다면 유권자가 그 노릇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행해야 한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것이 위로되는 세상, 2년이든 4년이든 그 나물에 그 국밥이 되는 지방의 대표자라면 유권자가 단호히 거부해야 마땅하다.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숙의가 더 필요한 이른 봄이다.
또 입지자들도 윤○○ 타도니 김○○ 구속이니 같은 중앙정치판의 선거구호를 ctrl+v, ctrl+c 만 하지말고 인구소멸에 따른 지역정주를 위한 정책, 청년이 머무를 수 있는 젊은도시 순천을 위한 중·단기 적 전략 등에 대해 후보자들 간의 순천형 선의의 정책 대결을 기대해 본다.
기생식물 겨우살이 -김선일 지음
나무의 살점 떼어 빨대 깊게 꼽고
뿌리 깊은 기둥을 세웠구나
나무의 피를 마시며 살아가는 겨우살이
얼어붙은 가지에 깊은 발자국 내어
흙을 밟지도 안고 뿌리를 내리려는 사람들
국민의 피를 뿌린 토양에
그대들의 푸른 꿈을 위해
나무는
찬바람을 가르는 비둘기처럼
심장의 펌프질을 계속한다
겨우살이는
삶의 힘을 빨아 들인다
열매를 기다리는 나무의 마음을 알까?
나무가 무너지면 자신도 소멸한다는 것을 알까?
꽃은 피어난 상처를 지울 수 있을까?
위정자여!
무아의 밭 위에 맨발로 서서
일어서는 햇볕이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