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남도엔 봄의 전령사 '성큼'···변산바람꽃 등 야생화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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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남도엔 봄의 전령사 '성큼'···변산바람꽃 등 야생화 '활짝'
  • 신종천 선임기자
  • 승인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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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람꽃, 봄의 전령사로 매년 2월 중순이면 내륙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

복수초·홍매화 등 야생화도 꽃망울 터트리며 봄의 시작 알려

"남도 들녘을 찾아 자연에서 자라나는 우리나라 토종 야생화 찾아 지친 심신을 풀어보면..."
사진은 변산바람꽃으로 전북대 선병윤 교수가 1993년에야 세상에 알린 신종(新種)이며 꽃 이름은 전북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신종천 선임기자
사진은 변산바람꽃으로 전북대 선병윤 교수가 1993년에야 세상에 알린 신종(新種)이며, 꽃 이름은 전북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신종천 선임기자

[투데이광주전남] 신종천 선임기자 = 밤사이 무등산 정상에는 눈이 내렸다. 광주 시내에서 멀리 바라다 보이는 무등산은 하얀 모자를 둘러쓴 듯한 형상으로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절기상 우수(雨水)도 지났다, 우수는 24절기 중 하나의 절기로 입춘 15일 후인 매년 2월 19일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우수라는 뜻은 빗물이라는 뜻으로 겨울철 추위가 풀려가고 눈, 얼음, 서리가 녹아 빗물이 되고 한파와 냉기가 점차 사라지며 봄이 오는 것을 알리는 절기이며 입춘과 함께 겨울의 마무리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이기도 하다.

우수가 되면 겨울 추위가 끝나가고 봄바람이 불어온다는 데서 대동강 물이 풀리게 되는 날이라는 속담이 있으며, 땅에는 초목의 새싹이 트이고 봄이 오게 됨을 알리게 되는 절기에 속한다.

전남 담양의 한 산자락에는 아직도 눈이 녹지 않고 잔설이 남아있다. 그 잔설 사이로 황금색 꽃망울을 터트린 '복수초'가 흰 눈에 덮인 채 봄을 기다리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전남 담양의 한 산자락에는 아직도 눈이 녹지 않고 잔설이 남아있다. 그 잔설 사이로 황금색 꽃망울을 터트린 '복수초'가 흰 눈에 덮인 채 봄을 기다리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광주 북구 중외공원에는 군락을 이루며 심어진 홍매화 나무에붉게 꽃이 피기 시작하여 봄을 유혹하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광주 북구 중외공원에는 군락을 이루며 심어진 홍매화 나무에 붉게 꽃이 피기 시작하여 봄을 유혹하고 있다./신종천 선임기자

지금 남도지방에는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산과 들녘의 양지바른 곳에는 변산바람꽃과 복수초, 홍매화도 하나둘씩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였고, 이들이 꽃을 피웠다면 봄이 성큼 다가온 것이다. 이들은 봄소식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 들이기 때문이다.

변산바람꽃은 찬바람이 채 가시지 않은 2~3월에 피는 꽃이며 매년 2월 중순이면 내륙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이 변산바람꽃이다. 야생화 탐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변산 아씨’라 불리는 이 꽃은 여수 향일암 자락에서 가장 먼저 소식을 전해준다. 필자가 향일암을 찾았을 땐 바람이 많이 불어 날씨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변산 아씨’를 찾아야 한다며 언덕배기를 오르내리며 마침내 발견하고 나서야 ‘심봤다’를 외쳤다.

변산바람꽃은 비교적 단순한 다른 바람꽃과 달리 연두색 암술, 연한 보라색 수술, 초록색 깔때기 모양 기관 등 볼거리로 가득 차 있다. 꽃잎처럼 보이는 하얀 잎 다섯 장은 사실 꽃받침이고, 꽃술 주변을 둘러싼 깔때기 모양 기관 열 개 안팎은 퇴화한 꽃잎이라니 신기할 따름이다.

비슷한 시기에 피는 너도바람꽃과 생김새도 비슷하지만 구조와 꽃색이 좀 다르다. 너도바람꽃은 퇴화한 꽃잎 끝이 2개로 갈라져 노란색 꿀샘을 이룬 반면, 변산바람꽃은 꽃잎이 깔때기 모양으로 퇴화해 황록색을 띠고 있는 점이 다르다.

변산바람꽃은 전북대 선병윤 교수가 1993년에야 세상에 알린 신종(新種)이다. 존재가 드러낸지 아직 30년도 지나지 않은 셈이다. 옛날엔 식물 조사를 4월 정도에야 시작했기 때문에 2월에 피기 시작해 3월이면 다 져버리는 변산바람꽃 존재를 알지 못했다. 선 교수는 1993년 식물 분류 학회지에 발표한 글에서 “1991년 3월 9일 내변산 서봉 계곡의 해발 100m 지점에서 채집했다"라며 “물이 얕은 계곡 전석제(원위치에서 밀려 나간 돌이 쌓여 있는 곳)에 노루귀, 드물게는 꿩의바람꽃 등과 혼 생해 10~20개체씩 집단으로 자생하고 있었다"고 했다.

꽃 이름은 전북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해서 붙인 것이다. 그래서 이 꽃 학명의 종소명이 ‘byunsanensis’다. 식물 학명의 종소명은 발견 지역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신종 발표 후 해안가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이 꽃이 피는 것이 알려지더니 지금은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변산바람꽃을 촬영하여 SNS에 사진을 올려 그 소식을 전하고 있다.

변산 바람꽃, 태백 바람꽃처럼 처음 발견된 장소의 이름을 붙인 것도 있고 서식하는 곳의 환경에 따라 숲바람꽃, 들 바람 꽃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꿩의 발자국을 닮아서 꿩의 바람꽃, 회오리를 닮은 회오리 바람꽃, 홀아비 이미지와는 연결이 안 되어 이름의 출처에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홀아비바람꽃 등 수많은 종류의 바람꽃이 있다.

2023년 봄은 시작됐다. 한동안 우리나라 토종 야생화를 찾아다니는 이색 모임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관상용으로 기를 수 있도록 화원에서 재배하여 시중에 판매하기 시작하자 그 신비감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코로나19에서 벗어나 남도의 들녘을 찾아 자연에서 자라나는 우리나라 토종 야생화를 찾아, 탐구하며 생활에 지친 심신을 풀어보면 어떨까 싶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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