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재난지역 실질 보상 없어...대책 마련 촉구
보상은 국세, 지방세, 전기료 감면 뿐...“살길이 막막하다”
"광주시와 유관기관 항의 및 집단행동 벌일터..."
[투데이광주전남 신재현 기자] 지난 7~8일 쏱아진 물폭탄으로 공장이 침수되는 등 큰 피해를 입은 광주첨단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이 광주시와 유관기관 등에 실질적인 피해 보상과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당 기업들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지원책이 실시됐으나 피해보상이이라곤 국세, 지방세, 전기료 감면 등에 그쳐 실질적 피해보상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들은 조만간 피해 업체를 중심으로 별도 협의체를 구성하고 업체별 피해 현황을 분석해 광주시 등에 피해보상을 위한 성명 발표와 함께 법적 책임을 강구하는 집단행동까지 벌일 계획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30일 광주첨단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 등에 따르면 첨단산단의 입주기업 30여개 업체 대표들은 광주테크노파크에서 긴급 회담을 갖고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을 촉구했다.
이들 기업들은 이 자리서 "지난 7~8일 이틀간 내린 500mm에 이르는 물폭탄으로 공장이 대거 침수돼 창고 등에 쌓아둔 원재료와 완제품은 물론 공장 내 설비기계 등이 물에 젖어 가동이 중단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현재까지 광주시에 접수된 첨단산단 입주 기업들의 피해는 200여개 업체 300여억원 규모에 이르고 있다. 접수가 누락된 기업들의 피해 상황까지 더하면 해당 산단 입주 기업들의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첨단산단 입주기업들은 "집중호우 피해가 확대돼 해당 지역이 최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정작 침수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에는 실질적인 보상이 없다"며 격앙된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산단에서 첨단 의료기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 대표는 "산단 입주 기업들이 지난 집중호우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입었는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고도 실질적인 보상은 국세와 지방세, 전기료 감면 등이 전부다"며 "특별재난지역 기업들에 주는 대출인증서 역시 은행가서 빚내 쓰라는 것이다. 가뜩이나 피해가 큰데 빚까지 얹어 기업을 운영하라는 것이냐. 이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고 격분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산단 입주기업들의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집계조차 되지 않았다"며 "피해 기업을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특별교부금 지급 등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광주시 등에 기업들의 성명을 모아 입장을 발표하고 집중호우 피해에 대한 원인분석과 향후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각종 산업용기계를 생산하는 박모 대표 역시 "가장 안전해야 할 산단에서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침수돼 들어온 물이 허리까지 차 아직까지 완전히 피해가 복구되지 못했다"며 "중소기업을 운영하며 각종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등 지역 경제발전에 앞장서고 있는데, 정작 수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되돌아오는 건 아무 것도 없다. 기업을 어떻게 운영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해당 지역에서 정밀부품을 생산하는 이 모 대표는 "가뜩이나 호우 피해가 큰데 방역 과정에서 2차 피해까지 입었다. 첨단 산업 기계들은 한번 물에 젖으면 다시는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부품값도 수천만원이 넘을 정도로 부담이 큰데 피해 보상은 전혀 없다. 죽으라는 것이냐"며 "중소기업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가뜩이나 '코로나'로 어려운 지역 중소기업에 있으나마나다. 망가진 기계값을 수리하거나 새롭게 구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보상 대책을 마련해 달라. 피해기업과 함께 대책을 촉구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법률적 방안을 함께 촉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