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SNS, '이화여대 사태 정리' 캡쳐본. |
[투데이광주=정혜경 기자] 대한민국이 급격한 발전을 이뤄낸 만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많은 것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지만, 파도에 휩쓸리듯 속수무책으로 퇴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뱃머리를 어떻게 돌려 세울 수 있을 것인가?
조선 후기, 연이어 발발하는 전쟁에 조정이 휘청거리며 위태롭던 시기에 쓰여 진 소설이 있다.
연암 박지원의 [양반전], 무능력하지만 양반인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나랏돈을 빚 진 후에, 그 액수가 어찌할 수 없을 만큼 커지자 부자 상인에게 신분을 팔아 빚을 갚았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수 백 년이 지난 지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양반전] 소설 속 내용이 상당 부분 일치하는 바, 대한민국이 퇴보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태생으로 신분이 매겨졌던 조선시대처럼 현재 부모님의 재산능력에 따라 ‘금수저’, ‘흙수저’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게 유행이다.
이것은 대한민국이 가진 ‘전 세계 교육열 상위권’이라는 타이틀이 범한 최대의 오류다. 오늘날의 신분이 ‘학력’, '학벌'이라는 계급으로 나뉘는 현상이며, 이를 두고 '학벌주의', ‘학벌신분사회’라고 칭한다.
19세기 말 양성평등을 지향하며 설립된 이화여자대학교가 2016년인 지금, 여성에게 특화된 전공분야로 이루어진 단과대학을 신설한다고 해 소란이 일었다. 입학 대상은 고졸학력자 및 직장인들이다.
이는 이화여자대학교가 정부로부터 30억을 지원받아 추진하는 사업으로서 측면에서는 학교가 학위를 돈 받고 파는 것이 아니냐며 지탄 받을 일이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학교의 전통과 명예를 지키고자 하는 굳건한 의지의 학생들이 벌인 농성이 연일 화제로 떠오른 ‘이화여대 사태’는 현 총장이 단순히 자신의 앞날을 위해 학교를 이용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지난 3일 학교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단과대학 설립 추진을 철회 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냈지만, 학생들은 공식 공문이 내려오기 전 까진 농성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몇몇 누리꾼들은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의 인격을 모독하거나, 외모를 비하하는 등 논외의 주제로 다툼을 벌이는 등 소란스럽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소중한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이 이로써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가 비단 그들만의 과제인지 모두가 깊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