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安全)이 효용(效用)이라면
일선 소방서, 소화기와 감지기, 즉 주택용소방시설을 무상으로 보급
[투데이광주전남] 순천소방서 하수철 서장=요즘 소비 트렌드(trend)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의 줄임말) 다. 10대 ~ 20대 젊은 층의 소비를 시작으로 이제는 사회 전 연령층으로 번지고 있는 소비습관이다. 기업은 매일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소비자는 이에 자극받아 한정된 지출예산 하에서 효용을 극대화하려고 하니 만들어진 신조어가 아닐까?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Smith)는 말했다. 모든 인간이 동기 여하에 구애받지 않고 경제법칙에 지배되는 합리적인 인간(經濟人)이라면 사회의 부가 극대화된다고. 물론 그 가정이 실현가능성이 떨어지며, 경제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가상의 모델(model)일 뿐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하지만 사회구성원이 지향점으로 두고 근접해 간다면 경제적 이익 측면에서는 개선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광고에 현혹되어 제품의 성능과 가격은 외면한 채 구매했던 과거에 비하면 ‘가성비’ 소비풍조 또한 경제적으로 진일보한 소비생활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 CBA)을 소비할 때마다 실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안전(安全)이 효용(benfit)이라면 어떤 제품을 사야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효용을 얻을 수 있을까? 소방시설은 다양하다. 소화기부터 건물규모에 따라 수 천만원 그 이상에 이르는 소화설비까지 말이다. 모든 건물에 고가의 소방시설을 구비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비용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실현가능성은 매우 낮다.
전국의 각 일선 소방서는 매년 취약계층을 우선 선정하여 소화기와 감지기, 즉 주택용소방시설을 무상으로 보급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 하에서 보다 많은 국민들이 안전(安全)이라는 혜택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 시행 중인 정책이다.
최근 3년간 전체 화재의 27.8%는 주택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최근 3년간 화재로 인한 사망자 중 55%는 주택화재로 인해 발생했다.
이에 소방청은 ‘주택화재 인명피해 저감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매년 주택화재 사망자수를 15%씩 줄여나가 ‘24년 이후에는 100명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IOT기반 마을단위 안전시스템 구축 ▲민관 공동 화재안전 종합컨설팅 ▲소규모 주택 현장대응 기법 개발 ▲단독주택 밀집지역 소방활동 정보조사 ▲주택용 화재경보기 홍보 집중의 해 운영 등 예방·대응·홍보분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택거주자 입장에선 ‘가성비’가 있는 일일까? 소방청에서 정책들을 시행하여 전국의 모든 주택거주자들에게 안전을 제공하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시간’이라는 비용이 들게 된다. 주택용소방시설은 소화기는 15,000원(온라인쇼핑몰가격), 감지기는 5,500원(온라인쇼핑몰가격)이다. 약 2만원의 비용을 투자하면 소방청에서 보급하려고 하는 안전(安全)이라는 효용의 70%는 누릴 수 있다. 이보다 더한 가성비 제품이 있을까?
소화기는 화재 초기 소방차 1대와 같은 소화효과가 있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감지기는 화재시 경보를 울려 본인 가족은 물론 이웃사람을 대피하게끔 할 수 있다. 소화기로 재산피해를 줄이고, 경보기로 인명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안전(安全), 소방서에서 쓰이는 경례 구호이기도 하다. 시민의 안전을 수호하고 본인의 안전도 지키겠다는 상관에 대한 다짐이다. 이런 열망과 사명감이 안타까운 인명피해로 인해 흔들리지 않도록 시민분들의 작은 관심을 부탁드린다.